제주도 텃밭 가꾸기|제주살이 1년차 가을배추·무·상추 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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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야기

제주도 텃밭 가꾸기|제주살이 1년차 가을배추·무·상추 심기

by 서누야 2026.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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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태풍이 지나가고 나니 아침저녁 공기가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뜨거웠던 여름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계절이 빠르게 가을로 넘어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제주에 내려와 생활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갑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는데 이제는 제주 날씨에 맞춰 텃밭을 관리하고, 직접 키운 채소를 식탁에 올리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뒤 집 앞 제주 텃밭 모습

제주살이에서 알게 된 강한 바람의 위력

제주에서 텃밭을 가꾸면서 가장 적응하기 힘든 것은 바람입니다.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뒤 가장 먼저 집 주변과 텃밭을 살펴봤습니다. 태풍에 대비해 걷어두었던 집 앞 타프도 날씨가 안정된 뒤 다시 설치했습니다. 제주에서는 타프나 텐트를 장기간 설치해 놓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태풍이 아니더라도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부는 날이 많기 때문입니다.

태풍 뒤 다시 설치한 타프와 제주 전원생활

지난겨울에는 태풍도 아닌 날 갑작스러운 강풍으로 값비싼 텐트가 찢어진 적도 있습니다. 제주 전원생활을 준비하면서 타프, 천막, 비닐하우스 등을 설치하려는 분이라면 제주 바람에 대비한 고정과 철거 계획을 함께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우리 집 텃밭

이번 힌남노 태풍의 강한 바람은 텃밭에도 흔적을 남겼습니다. 몇 달 동안 잘 키워 먹었던 상추와 깻잎 등 상당수 작물이 쓰러졌습니다. 특히 깻잎은 올해 정말 잘 자라서 집에서 먹고도 남아 주변 지인들에게 수백 장씩 나눠줄 정도였습니다. 제주에 살면서 느낀 점은 햇빛과 기온 조건이 맞으면 채소의 성장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것입니다.

태풍에도 비교적 잘 버텨준 대파
정리 전 텃밭에 남아 있는 작물

많은 작물이 쓰러졌지만 의외로 끝까지 버틴 작물도 있었습니다. 바로 대파와 애호박입니다. 특히 애호박은 제주에서 키워보니 생각보다 잘 자라는 작물이었습니다. 꽃이 피고 작은 애호박이 달린 뒤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상당합니다.

태풍 뒤에도 열매를 맺고 있는 애호박
흙 가까이에서 튼튼하게 자란 애호박

가을 텃밭을 만들기 위해 다시 밭갈이

태풍으로 쓰러진 작물을 그대로 둘 수 없어 살아남은 대파 등을 제외하고 텃밭을 대부분 정리했습니다. 남은 뿌리와 잡초를 뽑아낸 뒤 흙을 뒤집어 밭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작은 텃밭이라 간단해 보이지만 직접 삽과 농기구를 들고 흙을 뒤집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힘듭니다.

가을 작물을 심기 위해 정리하고 갈아엎은 텃밭
돌담 옆으로 고르게 정리한 제주 텃밭
가을 텃밭에 사용한 유기질 거름

제주에 내려오기 전에는 작은 텃밭 정도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해보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밭을 갈고, 거름을 넣고, 모종을 심고, 물을 주고, 벌레를 잡는 과정이 계속 반복됩니다. 그래도 직접 심은 채소가 자라서 식탁에 올라올 때의 만족감 때문에 다시 텃밭으로 나가게 됩니다.

가을 배추·무·상추 모종 심기

밭을 정리한 뒤 가을에 수확할 채소를 준비했습니다. 이번에 선택한 작물은 가을배추, 가을무, 상추, 로즈마리 등입니다. 모종과 함께 텃밭에 사용할 거름도 넉넉하게 준비했습니다. 모종을 주문했더니 주문하지 않았던 깻잎 모종도 서비스로 함께 왔습니다.

택배로 도착한 상추·배추·무 등 가을 모종
텃밭에 옮겨 심은 상추 모종
색이 예쁜 적상추 모종
가을배추 모종

상추는 비교적 키우기 쉬운 작물이지만 제주에서는 계절에 따라 햇빛과 기온 차이가 크기 때문에 앞으로 얼마나 잘 자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가을배추를 심으니 예전에 배추벌레 때문에 고생했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키우다 보니 거의 매일 잎을 확인하며 벌레를 잡았는데, 이번에는 날씨가 선선해진 만큼 피해가 덜했으면 합니다.

로즈마리와 가을무도 함께 심었습니다

채소만 심으면 조금 심심할 것 같아 로즈마리도 한쪽에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로즈마리는 향도 좋고 활용도가 높은 허브라 잘 자라주면 요리할 때 조금씩 사용할 생각입니다. 가을무 모종도 심었습니다. 무와 배추가 잘 자라준다면 직접 키운 재료로 김치를 만들어보는 것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텃밭 한쪽에 심은 로즈마리
가을 수확을 기대하며 심은 무 모종
모종을 일정한 간격으로 심은 가을 텃밭
모종 심기를 마친 뒤의 텃밭

텃밭 관리가 편해지는 자동 물뿌리기

텃밭을 가꾸다 보면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 물주기입니다. 비가 오지 않고 햇볕이 강한 날이 계속되면 매일 물을 줘야 합니다. 그래서 텃밭에는 수도에 연결해 사용하는 간단한 자동 물뿌리기 장치를 설치했습니다. 텃밭 전체에 비교적 골고루 물을 뿌릴 수 있어 직접 호스를 들고 돌아다니는 시간을 줄여줍니다.

모종 사이에 설치한 자동 물뿌리기 장치

제주처럼 햇빛이 강한 지역에서는 여름철 물 관리가 특히 중요합니다. 작은 텃밭이라도 스프링클러나 자동급수 장치를 활용하면 관리 부담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제주살이 1년, 텃밭에서 배우는 것들

모든 작업을 마치고 정리된 텃밭을 바라보니 속이 후련합니다. 태풍 직후에는 쓰러진 채소들이 아쉬웠지만, 밭을 다시 갈고 새로운 모종을 심어 놓으니 또 다른 계절을 준비하는 기분입니다. 제주살이를 시작하기 전에는 아름다운 바다와 오름, 여행 같은 모습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실제 제주에서 살아보니 텃밭 관리와 강한 바람, 태풍 대비, 잡초 뽑기, 벌레 잡기 같은 일들도 제주살이의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농사는 여전히 힘들지만 작은 모종 하나가 자라 식탁에 올라오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면 마트에서 채소를 사 먹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이번에 심은 상추와 가을배추, 무, 로즈마리가 잘 자라 몇 달 뒤 직접 수확한 이야기를 다시 남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주살이 1년 차, 이렇게 또 하나의 계절을 텃밭과 함께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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