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직장인 밴드 첫 공연 이야기|음악스케치에서 결성한 IT'S의 무대
본문 바로가기
음악이야기

2009년 직장인 밴드 첫 공연 이야기|음악스케치에서 결성한 IT'S의 무대

by 서누야 2026. 8. 13.
반응형

2009년 10월 24일, 취미로 시작한 기타가 첫 라이브 공연으로 이어진 추억

오래된 사진을 정리하다가 2009년 10월 24일 처음 무대에 올랐던 직장인 밴드 공연 사진을 다시 발견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꽤 오래전 이야기지만 사진 속 조명과 악기, 관객들의 모습까지 보고 있으면 당시 공연을 준비하던 설렘과 긴장감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당시 저는 네이버 카페를 중심으로 직장인 밴드들이 모여 활동하던 ‘음악스케치’라는 모임에 참여하고 있었고, 그 안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IT'S(잇츠)’라는 밴드를 결성했습니다.

사진에서 POLHAM 로고가 크게 보이는 티셔츠를 입고 기타를 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지금 보면 앳된 모습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맞춰 합주하고 결국 실제 라이브 무대까지 올라갔다는 사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2009년 음악스케치 제4회 정기공연 포스터 - IT'S를 포함한 여러 직장인 밴드가 함께한 공연

직장인 밴드 모임 ‘음악스케치’에서 시작된 인연

2000년대 후반에는 네이버 카페를 중심으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문화가 활발했습니다. 악기를 좋아하지만 전문 음악인은 아닌 직장인들이 퇴근 후 합주실에 모여 연습하고, 서로 공연 정보를 나누며 밴드를 만드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저 역시 음악과 기타를 좋아하다가 음악스케치라는 모임을 통해 여러 사람을 알게 됐습니다.

직장인 밴드의 가장 어려운 점은 연주 실력보다 시간을 맞추는 일이었습니다. 각자 직장도 다르고 퇴근시간도 달랐기 때문에 한 번 합주하려면 여러 사람의 일정을 조율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정해진 공연 날짜가 다가오면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시간을 내 연습했고, 한 곡씩 맞아가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당시 공연장으로 찾아가기 위해 사용했던 클럽 DGDB 약도

IT'S(잇츠)를 결성하고 준비한 첫 공연

마음이 맞는 멤버들과 IT'S라는 이름으로 밴드를 만들고 나니 단순히 합주실에서 연주하는 것과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공연에서 어떤 곡을 연주할지 정하고, 각자 맡은 파트를 연습한 뒤 전체 사운드를 맞춰야 했습니다. 기타는 혼자 연습할 때 잘 친다고 해서 합주에서도 그대로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보컬, 베이스, 드럼, 다른 기타와 서로 소리를 듣고 자신의 연주를 조절해야 한 곡이 제대로 만들어졌습니다.

첫 공연이라는 목표가 생기니 평소보다 연습에도 더 집중하게 됐습니다. 틀리던 부분을 반복해서 맞추고, 곡의 시작과 끝을 어떻게 정리할지, 중간에 소리가 비는 부분은 없는지 계속 확인했습니다. 취미로 하는 밴드였지만 공연을 앞두고 연습할 때만큼은 모두 진지했습니다.

무대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

2009년 10월 24일, 드디어 첫 라이브 무대

그리고 2009년 10월 24일, 음악스케치 제4회 정기공연 무대에 처음 올랐습니다. 포스터를 보면 IT'S 외에도 여러 팀이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 밴드만의 단독공연이 아니라 같은 모임에서 활동하던 직장인 밴드들이 차례로 무대를 꾸미는 방식이어서 공연장에는 연주자들의 지인과 다른 밴드 멤버들이 함께했습니다.

합주실에서 아무리 많이 연습해도 실제 공연장은 전혀 다른 공간이었습니다. 무대 조명이 켜지고 객석 앞에 서니 기타를 잡은 손에도 긴장이 느껴졌습니다. 앰프에서 나오는 소리의 크기, 드럼의 울림, 보컬의 목소리, 객석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까지 평소 연습실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것들이 한꺼번에 느껴졌습니다.

보컬과 기타, 드럼이 함께 무대를 채우던 IT'S의 첫 공연
강한 무대 조명 아래에서 연주하던 직장인 밴드 IT'S

무대에서 배운 것은 완벽한 연주보다 함께 맞추는 즐거움

첫 공연이었으니 지금 다시 들어본다면 부족한 부분도 많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한 곡을 끝낼 때마다 긴장이 조금씩 풀렸고, 멤버들과 서로 소리를 맞춰가며 연주하는 재미가 훨씬 크게 느껴졌습니다. 밴드 연주의 매력은 혼자 기타를 칠 때와 분명히 다릅니다. 내가 치는 한 음이 다른 악기와 어우러져 하나의 음악이 되고, 관객 앞에서 그 음악을 함께 완성한다는 경험은 특별했습니다.

객석을 앞에 두고 함께 연주하는 IT'S 멤버들
공연장의 관객과 무대가 한 장면에 담긴 2009년 첫 공연

직장생활과 밴드 활동을 함께한다는 것

직장인이 취미 밴드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퇴근 후 피곤한 몸으로 합주실에 가야 하는 날도 있고, 개인 일정과 연습시간이 겹치기도 합니다. 공연이 가까워지면 개인 연습까지 해야 하니 자연스럽게 주말의 일부도 음악에 쓰게 됩니다.

그럼에도 당시 밴드 활동이 즐거웠던 이유는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전혀 다른 관계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직업이나 직급이 아니라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이라는 역할로 만나 하나의 곡을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음악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었기 때문에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보컬을 중심으로 각자의 파트를 연주하는 IT'S 멤버들

오래된 공연 사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

2009년에는 지금처럼 휴대전화로 공연 영상을 고화질로 쉽게 남기던 시절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남아 있는 몇 장의 사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무대 조명 때문에 사진이 조금 어둡거나 흔들린 부분도 있지만 오히려 그 시절 공연장의 분위기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당시 사용했던 기타와 무대 장비, 멤버들의 옷차림, 객석의 모습까지 모두 그 시대의 기록입니다. 특히 제가 입고 있던 POLHAM 티셔츠는 사진마다 눈에 잘 띄어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저 사람이 나다’라고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기타리스트들이 함께 연주하는 순간 - 오래된 사진 속에 남은 첫 공연의 기억

취미로 시작한 기타가 무대 경험으로 이어지다

기타를 처음 배울 때부터 반드시 밴드를 만들고 공연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닙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직접 연주해보고 싶어서 시작했던 취미가 사람을 만나게 했고, 밴드 결성으로 이어졌으며 결국 실제 공연 무대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그래서 이 첫 공연은 단순히 ‘2009년에 공연 한 번 했다’는 기억보다 제 취미생활의 한 장면으로 오래 남아 있습니다.

무언가를 취미로 시작할 때 꼭 잘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경험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당시의 저에게는 그것이 밴드와 라이브 공연이었습니다.

2009년 IT'S 첫 공연을 다시 돌아보며

세월이 지나 사진을 다시 꺼내보니 공연 당일보다 준비 과정이 더 많이 생각납니다. 멤버들과 합주시간을 맞추던 일, 연습이 잘되지 않아 같은 부분을 여러 번 반복하던 일, 공연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긴장하던 순간, 그리고 실제 무대에서 첫 곡을 시작했을 때의 느낌까지 사진 한 장 한 장에 여러 기억이 담겨 있습니다.

요즘은 유튜브나 SNS를 통해 개인 연주를 쉽게 공개할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이 실제 공간에 모여 소리를 맞추고 관객 앞에서 연주하는 밴드 공연의 즐거움은 여전히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이렇게 오래된 사진을 정리하면서 당시의 음악과 사람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추억입니다.

앞으로도 예전에 찍어두었던 사진을 하나씩 정리하면서 캠핑과 여행뿐 아니라 이런 음악 활동의 기억도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2009년 10월 24일, 음악스케치에서 만난 사람들과 IT'S라는 이름으로 처음 올라갔던 무대. 기타를 들고 긴장하면서도 즐겁게 연주했던 그날은 지금도 제게 잊기 어려운 첫 밴드 공연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