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4일, 취미로 시작한 기타가 첫 라이브 공연으로 이어진 추억
오래된 사진을 정리하다가 2009년 10월 24일 처음 무대에 올랐던 직장인 밴드 공연 사진을 다시 발견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꽤 오래전 이야기지만 사진 속 조명과 악기, 관객들의 모습까지 보고 있으면 당시 공연을 준비하던 설렘과 긴장감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당시 저는 네이버 카페를 중심으로 직장인 밴드들이 모여 활동하던 ‘음악스케치’라는 모임에 참여하고 있었고, 그 안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IT'S(잇츠)’라는 밴드를 결성했습니다.
사진에서 POLHAM 로고가 크게 보이는 티셔츠를 입고 기타를 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지금 보면 앳된 모습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맞춰 합주하고 결국 실제 라이브 무대까지 올라갔다는 사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 글은 유명 밴드나 전문 연주자의 공연기가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취미로 시작해 사람을 만나고 합주를 거쳐 처음 무대에 올라갔던 과정을 담은 기록입니다. 당시에는 그저 즐거운 취미생활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한 번의 공연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약속과 반복 연습,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했는지 더 잘 보입니다. 그래서 단순한 추억 사진 소개에 그치지 않고, 직장인 밴드를 실제로 해보면서 느꼈던 점까지 함께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전문적으로 음악을 배운 사람이 아니어도 좋아하는 악기를 꾸준히 연습하고,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하면 혼자 연주할 때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2009년의 IT'S 첫 공연은 바로 그런 경험이 현실이 된 날이었습니다. 공연 자체도 기억에 남지만, 그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의 과정이 오히려 지금은 더 선명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직장인 밴드 모임 ‘음악스케치’에서 시작된 인연
2000년대 후반에는 네이버 카페를 중심으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문화가 활발했습니다. 악기를 좋아하지만 전문 음악인은 아닌 직장인들이 퇴근 후 합주실에 모여 연습하고, 서로 공연 정보를 나누며 밴드를 만드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저 역시 음악과 기타를 좋아하다가 음악스케치라는 모임을 통해 여러 사람을 알게 됐습니다.
직장인 밴드의 가장 어려운 점은 연주 실력보다 시간을 맞추는 일이었습니다. 각자 직장도 다르고 퇴근시간도 달랐기 때문에 한 번 합주하려면 여러 사람의 일정을 조율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정해진 공연 날짜가 다가오면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시간을 내 연습했고, 한 곡씩 맞아가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온라인 모임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 실제 합주실에 모이면 처음에는 서로의 연주 스타일과 음악을 듣는 방식이 달랐습니다. 혼자 기타를 칠 때는 내가 연주하는 부분만 신경 쓰면 되지만, 밴드에서는 보컬이 어디에서 들어오는지, 드럼이 어떤 박자로 곡을 이끄는지, 베이스가 어떤 흐름을 만드는지까지 함께 들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각자 자기 파트를 연주하는 데 집중하지만 합주가 반복될수록 '내가 잘 치는 것'보다 '전체가 한 곡처럼 들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됐습니다.
또 하나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것은 꾸준함이었습니다. 직장인은 퇴근시간이 일정하지 않을 때도 있고 갑자기 일이 생길 수도 있어 매번 모든 멤버가 같은 컨디션으로 모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한 번 정한 합주시간을 지키는 것, 모이기 전에 각자 맡은 부분을 어느 정도 준비해오는 것만으로도 밴드 전체의 연습 효율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당시 경험을 돌아보면 직장인 밴드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기는 화려한 연주보다 약속한 시간에 함께 모여 꾸준히 소리를 맞추는 일이었습니다.

IT'S(잇츠)를 결성하고 준비한 첫 공연
마음이 맞는 멤버들과 IT'S라는 이름으로 밴드를 만들고 나니 단순히 합주실에서 연주하는 것과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공연에서 어떤 곡을 연주할지 정하고, 각자 맡은 파트를 연습한 뒤 전체 사운드를 맞춰야 했습니다. 기타는 혼자 연습할 때 잘 친다고 해서 합주에서도 그대로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보컬, 베이스, 드럼, 다른 기타와 서로 소리를 듣고 자신의 연주를 조절해야 한 곡이 제대로 만들어졌습니다.
첫 공연이라는 목표가 생기니 평소보다 연습에도 더 집중하게 됐습니다. 틀리던 부분을 반복해서 맞추고, 곡의 시작과 끝을 어떻게 정리할지, 중간에 소리가 비는 부분은 없는지 계속 확인했습니다. 취미로 하는 밴드였지만 공연을 앞두고 연습할 때만큼은 모두 진지했습니다.
합주가 어려웠던 이유와 연습하면서 배운 점
개인 연습과 합주는 생각보다 차이가 컸습니다. 집에서 혼자 연주할 때는 내가 원하는 속도로 반복할 수 있고 틀리면 멈춰서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합주에서는 한 사람이 멈춘다고 곡 전체가 함께 멈출 수는 없습니다. 박자를 놓치더라도 다음 마디에서 다시 들어가야 하고, 다른 멤버의 소리를 들으면서 내 연주를 조절해야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연주 실력만큼 중요한 것이 곡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힘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기타는 소리가 크다고 존재감이 생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드럼과 베이스, 보컬이 모두 들리는 상태에서 필요한 부분만 채워야 전체가 편안하게 들렸습니다. 서로의 볼륨을 낮춰보기도 하고, 시작 부분을 다시 맞춰보기도 하고, 곡의 마지막을 동시에 끝내기 위해 같은 부분을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이런 작은 조정들이 쌓이면서 처음에는 따로 들리던 악기들이 조금씩 한 밴드의 소리처럼 느껴졌습니다.
연습이 잘되는 날도 있었지만 같은 부분에서 계속 틀리거나 생각만큼 소리가 맞지 않는 날도 있었습니다. 취미라고 해서 매번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려웠던 부분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맞아 들어갈 때 느끼는 만족감이 컸습니다. 그 경험 덕분에 밴드 활동은 단순히 악기를 연주하는 취미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듣고 기다리고 맞춰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첫 공연을 앞두고 달라졌던 마음가짐
공연 날짜가 정해지고 나니 연습의 느낌도 달라졌습니다. 합주실에서는 틀린 부분을 다시 시작하면 되지만 무대에서는 정해진 시간 안에 한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어려운 부분만 연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곡 전체의 순서와 흐름을 익히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첫 곡을 어떻게 시작하고, 중간에 다른 파트가 들어오는 순간을 어떻게 맞추고, 마지막음을 어떻게 함께 끝낼지 같은 기본적인 부분도 공연을 생각하면 훨씬 크게 느껴졌습니다.
첫 무대를 앞두면 '실수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저 역시 사진을 다시 보면 무대 위에서는 긴장한 표정이 그대로 보입니다. 하지만 밴드는 혼자 하는 연주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이 완벽하게 치는 것이 아니라 멤버들이 서로 흐름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한 곡을 만들어가는 일이었습니다. 그 생각이 실제 무대에서도 긴장을 조금씩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2009년 10월 24일, 드디어 첫 라이브 무대
그리고 2009년 10월 24일, 음악스케치 제4회 정기공연 무대에 처음 올랐습니다. 포스터를 보면 IT'S 외에도 여러 팀이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 밴드만의 단독공연이 아니라 같은 모임에서 활동하던 직장인 밴드들이 차례로 무대를 꾸미는 방식이어서 공연장에는 연주자들의 지인과 다른 밴드 멤버들이 함께했습니다.
합주실에서 아무리 많이 연습해도 실제 공연장은 전혀 다른 공간이었습니다. 무대 조명이 켜지고 객석 앞에 서니 기타를 잡은 손에도 긴장이 느껴졌습니다. 앰프에서 나오는 소리의 크기, 드럼의 울림, 보컬의 목소리, 객석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까지 평소 연습실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것들이 한꺼번에 느껴졌습니다.
무대에 올라가면 평소 합주실에서 듣던 소리와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공간의 크기와 스피커에서 들리는 소리, 드럼과 기타의 울림이 달라지면 내가 연주하는 소리도 평소와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익숙한 곡을 연주하면서도 낯선 공간에서 다시 곡을 찾아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첫 곡을 시작하고 멤버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니 연습했던 흐름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무대에서는 작은 실수가 있더라도 그 부분에 오래 머물 수 없습니다. 다음 박자와 다음 순서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틀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공연을 경험하고 나니 실수가 생겼을 때 자연스럽게 다음 흐름으로 돌아오는 것도 중요한 연주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객 앞에서 끝까지 한 곡을 완성하는 경험은 합주실에서 여러 번 연습하는 것과는 다른 자신감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무대에서 배운 것은 완벽한 연주보다 함께 맞추는 즐거움
첫 공연이었으니 지금 다시 들어본다면 부족한 부분도 많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한 곡을 끝낼 때마다 긴장이 조금씩 풀렸고, 멤버들과 서로 소리를 맞춰가며 연주하는 재미가 훨씬 크게 느껴졌습니다. 밴드 연주의 매력은 혼자 기타를 칠 때와 분명히 다릅니다. 내가 치는 한 음이 다른 악기와 어우러져 하나의 음악이 되고, 관객 앞에서 그 음악을 함께 완성한다는 경험은 특별했습니다.
직장인 밴드 첫 공연을 준비하며 느낀 5가지
1. 공연 날짜가 정해지면 합주 일정부터 고정하기
직장인 밴드는 모두의 시간을 맞추는 일이 가장 어렵기 때문에 공연 직전까지 무리하게 횟수만 늘리기보다 미리 가능한 날짜를 정하고 꾸준히 모이는 편이 현실적이었습니다.
2. 합주 전에 개인 파트는 어느 정도 준비하기
합주실에서 개인 연습까지 처음부터 해결하려고 하면 전체가 소리를 맞추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각자 맡은 부분을 익혀온 뒤 함께 시작과 끝, 박자와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3. 어려운 부분보다 곡 전체의 흐름을 먼저 익히기
공연에서는 한 부분을 잘 치는 것보다 곡이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어디에서 다른 악기가 들어오고, 간주가 끝난 뒤 어떻게 다음 부분으로 넘어가는지를 멤버 모두가 알고 있어야 안정감이 생겼습니다.
4. 내 소리보다 다른 멤버의 소리를 듣기
기타 소리를 크게 만드는 것보다 보컬과 리듬 파트가 함께 들리는 상태에서 내 자리를 찾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합주는 결국 서로의 소리를 듣는 연습이라는 말을 실제로 경험하면서 이해하게 됐습니다.
5. 첫 공연은 완벽함보다 끝까지 함께 연주하는 경험으로 생각하기
첫 무대에서 처음부터 완벽하기는 어렵습니다. 작은 실수가 생기더라도 서로 눈을 맞추고 흐름을 이어가며 마지막까지 연주하는 과정 자체가 다음 합주와 공연을 위한 가장 큰 경험이 됐습니다.


직장생활과 밴드 활동을 함께한다는 것
직장인이 취미 밴드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퇴근 후 피곤한 몸으로 합주실에 가야 하는 날도 있고, 개인 일정과 연습시간이 겹치기도 합니다. 공연이 가까워지면 개인 연습까지 해야 하니 자연스럽게 주말의 일부도 음악에 쓰게 됩니다.
그럼에도 당시 밴드 활동이 즐거웠던 이유는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전혀 다른 관계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직업이나 직급이 아니라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이라는 역할로 만나 하나의 곡을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음악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었기 때문에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업무와 일정, 책임이 중심이지만 합주실에서는 모두가 같은 취미를 가진 멤버였습니다. 하루 종일 일한 뒤 악기를 들고 합주하는 것이 체력적으로는 피곤해도, 머릿속을 일에서 잠시 떼어놓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매력이었습니다. 공연이라는 작은 목표가 생기면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다음 연습을 기다리게 됐고, 그 과정이 직장생활과는 다른 활력을 주었습니다.
밴드 활동을 하면서 얻은 것은 기타 연주 경험만이 아니었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결과를 만들려면 누군가는 조금 양보해야 하고, 상대방의 소리를 듣고 기다려야 하며, 약속한 시간과 역할을 지켜야 한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배웠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직장인 밴드는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시작했지만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완성해보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오래된 공연 사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
2009년에는 지금처럼 휴대전화로 공연 영상을 고화질로 쉽게 남기던 시절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남아 있는 몇 장의 사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무대 조명 때문에 사진이 조금 어둡거나 흔들린 부분도 있지만 오히려 그 시절 공연장의 분위기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당시 사용했던 기타와 무대 장비, 멤버들의 옷차림, 객석의 모습까지 모두 그 시대의 기록입니다. 특히 제가 입고 있던 POLHAM 티셔츠는 사진마다 눈에 잘 띄어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저 사람이 나다’라고 바로 찾을 수 있습니다.
공연 포스터와 당시 공연장으로 찾아가기 위해 사용했던 약도까지 함께 남아 있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사진만 있었다면 '그때 공연했었지' 정도로 기억했을 수 있지만 날짜가 적힌 포스터와 장소를 찾아가던 자료를 같이 보니 당시 준비 과정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떠오릅니다. 오래된 취미 기록은 시간이 지나면 단순한 개인 사진을 넘어 그 시절 사람들이 어떻게 모이고 취미를 즐겼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생활 기록이 되는 것 같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기타가 무대 경험으로 이어지다
기타를 처음 배울 때부터 반드시 밴드를 만들고 공연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닙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직접 연주해보고 싶어서 시작했던 취미가 사람을 만나게 했고, 밴드 결성으로 이어졌으며 결국 실제 공연 무대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그래서 이 첫 공연은 단순히 ‘2009년에 공연 한 번 했다’는 기억보다 제 취미생활의 한 장면으로 오래 남아 있습니다.
무언가를 취미로 시작할 때 꼭 잘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경험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당시의 저에게는 그것이 밴드와 라이브 공연이었습니다.
지금 다시 직장인 밴드를 시작한다면 중요하게 생각할 것
지금 다시 밴드를 시작한다면 가장 먼저 연주 실력보다 함께 오래할 수 있는 사람과 일정을 생각할 것 같습니다. 실력이 뛰어나도 서로 만날 시간이 맞지 않으면 합주를 이어가기 어렵고,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곡만 선택하면 취미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가 좋아하면서도 끝까지 맞춰볼 수 있는 곡부터 시작하고, 짧더라도 정기적으로 합주하는 방식이 오래 활동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연습과 공연의 기록을 조금씩 남겨두는 것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당시에는 특별한 의미 없이 찍었던 사진들이 10년이 훨씬 지난 뒤 이렇게 한 시절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자료가 됐습니다. 공연 결과만 기록하기보다 처음 모였던 날, 합주 과정, 공연 포스터처럼 준비 과정까지 함께 남겨두면 시간이 지난 뒤 훨씬 풍성한 기억이 됩니다.
2009년 IT'S 첫 공연을 다시 돌아보며
세월이 지나 사진을 다시 꺼내보니 공연 당일보다 준비 과정이 더 많이 생각납니다. 멤버들과 합주시간을 맞추던 일, 연습이 잘되지 않아 같은 부분을 여러 번 반복하던 일, 공연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긴장하던 순간, 그리고 실제 무대에서 첫 곡을 시작했을 때의 느낌까지 사진 한 장 한 장에 여러 기억이 담겨 있습니다.
요즘은 유튜브나 SNS를 통해 개인 연주를 쉽게 공개할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이 실제 공간에 모여 소리를 맞추고 관객 앞에서 연주하는 밴드 공연의 즐거움은 여전히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이렇게 오래된 사진을 정리하면서 당시의 음악과 사람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추억입니다.
앞으로도 예전에 찍어두었던 사진을 하나씩 정리하면서 캠핑과 여행뿐 아니라 이런 음악 활동의 기억도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2009년 10월 24일, 음악스케치에서 만난 사람들과 IT'S라는 이름으로 처음 올라갔던 무대. 기타를 들고 긴장하면서도 즐겁게 연주했던 그날은 지금도 제게 잊기 어려운 첫 밴드 공연입니다.
지금 이 사진들을 다시 보면서 느끼는 것은 취미의 가치는 얼마나 잘했는지보다 그 시간을 얼마나 진심으로 즐겼는지에 있다는 점입니다. 평일에는 각자의 일을 하고, 시간을 맞춰 합주실에 모이고, 한 곡을 함께 완성해 관객 앞에서 연주했던 경험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첫 공연을 무사히 끝냈다는 사실만으로 기뻤지만, 지금은 그 무대를 만들기 위해 함께했던 과정 전체가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취미를 시작할까 고민하는 분이라면 처음부터 큰 목표를 세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좋아하는 음악 한 곡을 직접 연주해보는 것,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과 한 번 합주해보는 것처럼 작은 시작이 예상하지 못했던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그 작은 시작이 IT'S라는 밴드와 2009년 10월 24일 첫 라이브 공연으로 이어졌습니다.
직장인 밴드 첫 공연을 준비하면서 직접 느낀 것들
직장인 밴드를 해보니 개인적으로 악기를 연습하는 것과 여러 사람이 함께 합주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달랐습니다. 혼자 기타를 칠 때는 내가 연주해야 할 부분만 신경 쓰면 됐지만, 합주에서는 보컬과 베이스, 드럼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함께 들어야 했습니다. 내가 너무 크게 연주하면 다른 악기가 묻히기도 하고, 반대로 타이밍이 조금만 어긋나도 곡 전체가 어색하게 들렸습니다. 처음에는 제 연주를 틀리지 않는 데만 집중했지만, 연습을 거듭하면서 다른 멤버들의 소리를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공연 날짜가 정해지고 나서는 합주의 분위기도 달라졌습니다. 평소에는 틀린 부분이 있어도 다시 맞춰보면 됐지만, 실제 무대에서는 중간에 멈추고 다시 시작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게 됐습니다. 곡의 시작을 어떻게 맞출지, 마지막 음을 어느 순간에 함께 끝낼지, 연주 중 예상하지 못한 실수가 생기면 어떻게 자연스럽게 이어갈지 같은 부분도 합주를 하면서 몸에 익혀야 했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밴드였지만 첫 공연이라는 목표가 생기자 연습할 때의 집중도는 훨씬 높아졌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밴드 연습 시간을 맞추는 것도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 어려움이었습니다. 멤버마다 회사와 근무시간이 달랐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편한 시간을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퇴근 후 피곤한 상태에서 합주실에 가야 하는 날도 있었고, 주말 일정을 조정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정해진 시간에 멤버들이 모여 한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연주했을 때 느끼는 만족감은 그런 수고를 잊게 해줬습니다. 직장인 밴드는 연주 실력만큼 서로 시간을 배려하고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그때 배웠습니다.
첫 공연을 앞두고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연습실과 실제 무대는 전혀 다른 공간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합주실에서는 익숙하게 연주했던 부분도 무대 조명이 켜지고 관객이 앞에 있다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 평소보다 긴장됐습니다. 기타를 잡고 있으면서도 손에 힘이 더 들어가는 느낌이 있었고, 공연장 스피커와 앰프에서 들리는 소리도 평소 연습실에서 듣던 것과는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렇지만 첫 곡을 시작하고 멤버들의 연주가 하나씩 들리기 시작하자 긴장감보다는 지금까지 함께 연습했던 것을 실제 무대에서 보여주고 있다는 즐거움이 더 커졌습니다.
지금 직장인 밴드를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처음부터 완벽하게 연주해야 한다는 부담은 갖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개인 연습도 중요하지만 밴드에서는 서로의 소리를 듣고 반복해서 맞춰보는 시간이 더 중요했습니다. 합주를 녹음해서 들어보고 부족한 부분을 다시 맞춰보는 것도 도움이 되고, 공연을 계획한다면 어려운 곡을 무리해서 많이 준비하기보다는 멤버들이 안정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 곡을 제대로 맞추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직장생활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꾸준히 모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밴드 활동을 오래 이어가는 데 중요합니다.
2009년의 첫 공연을 지금 다시 준비한다면 예전보다 연주를 잘하는 것보다 그 과정을 더 많이 기록해두고 싶습니다. 당시에는 공연 사진 몇 장만 남아 있어 합주하던 모습이나 공연 직전 멤버들이 나눴던 이야기 같은 장면은 기억 속에만 남아 있습니다. 지금처럼 휴대전화로 쉽게 영상과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면 연습 과정도 좋은 추억이 됐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난 뒤 돌아보니 완벽하게 연주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연주할 사람들을 만나고, 한 무대를 목표로 연습해 실제 공연까지 해봤다는 경험 자체가 가장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 이 글은 2009년 10월 24일 실제 공연 사진과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기록입니다. 당시 활동에 관한 설명은 남아 있는 사진과 필자의 기억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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